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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2. 11.

    by. kubu-adsens

    1. [소유권의 딜레마] 제2조 '비영유 원칙(Non-appropriation)'과 우주 자원 채굴권(ISRU) 간의 법적 모순과 'Res Communis' 논쟁

    1967년 제정된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 이하 OST)은 냉전 시대의 산물로서, 강대국 간의 영토 분쟁을 막기 위한 '안보 논리'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인 제2조는 "우주 공간은 주권 주장에 의한 국가적 영유(National Appropriation)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하며, 우주를 인류 공동의 유산인 **'Res Communis(공유물)'**로 규정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나 21세기 민간 우주 기업들이 주도하는 소행성 채굴과 달 자원 활용(ISRU: In-Situ Resource Utilization)이 현실화되면서, 이 조항은 심각한 법적 해석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문제는 "국가는 영유할 수 없다"는 조항이 "민간 기업이 채굴한 자원의 소유권"까지 부정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유권 해석이 부재하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2015년 '상업 우주 발사 경쟁력 법(CSLCA)'을 제정하여 자국 기업의 우주 자원 소유권을 일방적으로 인정했고, 룩셈부르크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유사한 국내법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OST 제2조를 우회하여 자원을 **'Res Nullius(무주물: 선점하는 자가 주인)'**로 해석하려는 시도로, 국제법 학계에서는 이를 조약의 '파편화(Fragmentation)'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특정 국가가 달의 '영원한 빛의 봉우리(Peaks of Eternal Light)'와 같은 전략적 요충지에 채굴 기지를 건설하고 타국의 접근을 '안전 구역(Safety Zone)'이라는 명분으로 차단한다면, 이는 사실상의 영토 주권 행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모호한 '비영유 원칙'을 넘어, 채굴된 자원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채굴 부지에 대한 배타적 점유권은 제한하는 새로운 **'우주 자원 거버넌스 프로토콜'**의 제정이 시급합니다.

     

     

    2. [책임의 사각지대] 제6조 '국가 책임(State Responsibility)'의 한계와 편의치적(Flags of Convenience)을 통한 규제 회피 가능성

    OST 제6조는 민간 기업(비정부 기구)의 우주 활동에 대해서도 해당 국가가 국제적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간의 활동을 국가가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강력한 '계속적 감독(Continuing Supervision)' 의무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주 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기업들이 규제가 느슨하거나 세금 혜택을 주는 국가에 법인을 등록하고 위성을 발사하는 '편의치적(Flags of Convenience)' 문제가 우주 공간으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해양법에서 선박들이 파나마나 라이베리아에 등록하여 환경 규제를 회피하듯, 우주 기업들도 기술적 검증 능력이나 우주 쓰레기 저감 규제가 미비한 '우주 개발 도상국'을 발사국(Launching State)으로 선택하여 법적 책임을 세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 복잡한 문제는 다국적 컨소시엄에 의해 발사된 위성이 사고를 냈을 때, '진정한 관련성(Genuine Link)'을 가진 책임 국가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발사체를 제공한 국가, 위성을 제조한 국가, 위성을 운용하는 기업의 소재지 국가가 모두 다를 경우, 피해 배상을 위한 외교적 보호권 발동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OST 제7조와 책임 협약(Liability Convention)은 이러한 복잡한 공급망(Supply Chain)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발사지 기준이 아닌, 실질적인 지배력과 통제권(Effective Control)을 행사하는 주체를 책임 당사자로 지정하는 '포럼 쇼핑(Forum Shopping: 유리한 법적 관할을 골라 소송하는 행위)' 방지 조항과 국제적인 발사 라이선스 표준화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3. [환경권의 부재] 제9조 '상당한 고려(Due Regard)'의 추상성과 우주 파편(Debris)에 대한 강제적 규범력 결여

    OST 제9조는 우주 활동 시 타국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상당한 고려(Due Regard)' 원칙과 유해한 오염(Harmful Contamination)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환경 보호'보다는 냉전 당시 핵실험이나 생물학적 오염을 막기 위한 목적이 강했습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가장 치명적인 환경 문제인 '우주 쓰레기(Space Debris)'에 대해, 제9조는 어떠한 구체적인 금지 행위나 처벌 규정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상당한 고려'라는 표현 자체가 법적으로 매우 모호하여, 수명을 다한 위성을 궤도에 방치하거나 ASAT(위성요격) 실험으로 수천 개의 파편을 생성해도 이를 '조약 위반'으로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우주 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IADC Guidelines) 등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연성법(Soft Law)' 형태에 머물러 있어, 기업이나 국가가 이를 준수하지 않아도 강제할 수단이 없습니다. 이는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을 가속화하는 주원인입니다. 우주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는 제9조를 개정하거나 별도의 환경 의정서를 채택하여, '오염 유발자 부담 원칙(Polluter Pays Principle)'을 명문화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미래의 오염을 막는 것을 넘어, 이미 존재하는 파편을 제거(Remediation)하는 행위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제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3자 피해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적극적 환경 복원 법리'**를 새롭게 구축해야 합니다.

    1967년 체제(Outer Space Treaty)의 법리적 공백과 '뉴스페이스' 시대의 규범적 충돌 심층 분석

     

    4. [안보의 불확실성] '평화적 이용(Peaceful Purposes)'의 이중적 해석과 이중 용도(Dual-use) 기술의 회색지대(Gray Zone)

    OST 제4조는 궤도상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배치를 금지하고, 천체에서의 군사 기지 건설을 불허하며 **'평화적 목적(Peaceful Purposes)'**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국제법 관례상 '평화적'이라는 용어는 '비군사적(Non-military)'이 아니라 '비침략적(Non-aggressive)'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정찰 위성, 군사 통신 위성, 그리고 최근에는 타 위성에 접근하여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킬러 위성' 기술 개발이 '평화적 방어 활동'이라는 명분 하에 묵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는 로봇 팔이나 레이저 기술은 언제든지 적 위성을 공격하는 무기로 돌변할 수 있는 '이중 용도(Dual-use)' 성격을 띠고 있어, 기술 개발 자체를 규제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러한 **'회색지대(Gray Zone)'**에서의 갈등은 우주 공간의 무기화(Weaponization)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위성이 나에게 접근할 때(RPO: 근접 조우 작전), 이것이 단순한 검사인지, 수리인지, 아니면 공격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나 교전 수칙(ROE)이 전무합니다. 이는 우발적인 무력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소입니다. 따라서 OST의 개정 또는 추가 의정서를 통해 '우주 무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위성 간의 '안전 거리'를 설정하거나 접근 시 사전 통보를 의무화하는 **'우주 신뢰 구축 조치(TCBM: Transparency and Confidence-Building Measures)'**를 법적 의무로 격상시켜야 합니다. 모호한 '평화'의 수사학을 넘어선,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군축(Arms Control)' 체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